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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마흔이 넘고 달라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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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쓴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서 블로그에 글을 쓰는게 소홀해진게 사실이다. 

 

무언가를 새롭게 한다는 것은 다른 것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는 내가 가진 것중에 무언가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인지하고 있어야 나중에 후회가 덜하다. 

 

처음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많은 시행착오와 난관이 있는게 사실이다. 그래도,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것은 항상 재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유튜브가 득세한다하더라도 글을 쓴다는 것이 훨씬 가치있는 일이라는 생각은 변함없다.

 

가능한 많은 책을 읽고 내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여 글로 남기는 작업이야말로 평범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그럴듯한 예술활동이 아닐까 싶다. 

 

각설하고, 마흔이 넘고 달라진 것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볼까 한다. 

다분히 주관적인 글일 수 있으나,  40대 남자사람으로써 누구나 공감될만한 객관적인 관점으로 얘기해보겠다. 

 

 

1. 신체적인 변화 

-  뭘 먹어도 탈이 잘 나지 않는 상황을 빗대어, 돌도 씹어먹을 수 있는 나이라는 표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70대 노인에게 그런 말을 쓰지 않는다. 즉, 젊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의미로 쉽게 해석된다. 

내가 생각할 때 신체적인 젊음은 후하게 잡아봐야  30대까지인 것 같다. 

 

마흔이 넘어서면서 생기는 신체적인 변화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이므로, 그 변화의 기울기는 사고나 질환이라 불릴 수준의 급격한 데미지가 아니고서는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첫째,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젊을 때는 어떤 상황과 시간에도 졸리면 잘 잔다. 하지만, 마흔 전,후로는 정말 몸이 피곤한 상황이 아니라면 쉽게 잠에 들기가 쉽지 않다. 설령 잠에 든다하여도 엄하게 새벽시간이나 이른 아침에 깨는 경우 횟수가 잦아진다. 

남자의 경우에는 전립선 기능이 떨어지면서 자기전에 물을 많이 먹거나 하면 소변 때문에 중간에 잠을 깨는 경우도 많아진다. 심리적인 요인에 의한 불면증은 다른 영역이니 나이와 연관짓지는 않겠다. 

 

둘째, 남자의 외모에 가장 결정적인 부분인 탈모가 시작된다. 

이른 탈모는 30대 초반부터도 올 수 있지만, 확실히 탈모가 없더라도 머리카락은 얇아지는게 보통의 40대에 나타나는 변화이다. 가장 타격이 큰 부위는 정수리이고, 대머리까지는 아닌데 많이 휑해보이기 시작하면 외관상 노화의 정도가 매우 심해보인다. 속알머리 없는 사람이 바로 정수리에 머리없는 사람인데.. 부정적인 표현인 것으로 보아, 머리 숱은 가능한 많은 것이 좋은건 맞는 것 같다. 왠만한 40대 이후 남자에겐 대머리의 여부는 어쩌면 신체 중에서 가장 큰 관심사이며, 자존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일 것이다. 

 

셋째, 피부가 탄력을 잃는다.

피부는 타고난 부분이 엄청 커서 관리하나도 안한 사람이 오히려 관리 엄청한 사람보다 더 나은 경우도 있겠지만, 통상 관리를 하면 나쁠게 없다. 하지만, 너무 많은 피부과가 상업적으로 돈빨아먹는 시스템으로 세팅되어 있어서 굳이 피부과를 찾지 않고 스스로 피부관리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가성비 떨어지는 피부과를 통한 관리는 전혀 하지 않는다. 

각질 얘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특히 발 뒷꿈치 각질은 관리가 절실하다. 

가끔은 망가진 뒷꿈치를 보면서, 어릴 때 촉촉한 발 뒤꿈치가 가끔 너무 그립기도 하다. 뒷꿈치는 각질제거해주고 강한 보습 크림만 발라줘도 단시간안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어 그나마 관리가 쉬운 편이다. 

마지막 피부관련한 얘기는 재생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이유로 각종 피부질환을 만성으로 달고 사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다.  경험상 건선이나 기타 피부질환은 절대 동네 피부과 가지말고, 전문 피부과 병원이나 대학병원 등 치료기관으로 가서 만성이 되기전에 완치시켜 놓는게 훨씬 시간과 비용에서 이득이다. 

 

 

2. 정신적인 변화

- 신체적인 변화가 일어나는데, 정신이 그대로 머물러 있을리리는 만무하다. 40대가 넘어서면서 정신적인 변화 역시 30대 이전과는 사뭇 상이한 특성이 있다. 참고로, 정신적인 변화는 신체적인 변화보다는 훨씬 주관적인 특성이 많이 반영되기 때문에 특정하기 곤란할 수 있지만, 아래 말씀드리는 내용은 대부분 공감되는 변화일 것이다. 신체적인 변화에 대비해서 정신적인 변화라고 썼지만, 태도의 변화라고 해석하는게 더 적합할 수 있겠다. 

 

첫째, 화가 줄어든다. 

제아무리 다혈질에 미친개같은 인간도 40대 정도가 되면, 일단 참고본다. 40대는 어쩌면 인생의 후반전을 시작하는 시간이다. 전반전을 열심히 뛰고, 휴식없이 후반전을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어쨌든, 후반전은 시작되었고 골을 넣는 방향이 바뀐 건 사실이다. 예전 처럼 성질대로 자기 멋대로 살다보면 결국엔 본인에겐 해가 된다는 사실을 30대까지 충분히 경험했다.

40대 부터는 일단 어떤 일이 생기면 감정적으로 참고 보려는 경향이 많아진다. 물론, 감정을 쌓아두는게 최선은 아니겠지만 사회적 관계와 가족 관계에서 '욱'하는 마음같은건 가능한 접고 본다는 얘기이다. 바둑에서 한수, 두수를 내다본다는 말처럼 지금 당장은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후일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화'라는 감정에 의한 반사적인 대응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둘째, 자신감을 잃어 버린다. 

40대 이상의 사람들은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하거나 도전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참 병신같은 생각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산다. 전부가 그렇다기 보다 그러는 비율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각자, 사회적으로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을 확률이 높고, 지켜야할 것들이 늘어나다보면 보수화가 되기 쉽상이다. 그러면, 정신적으로도 변화를 거부하는 정신적 보수화가 이루어진다. 결국, 새롭게 무엇인가를 도전함에 있어서 변화에 본능적으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게 된다. 잘하는 것을 좀 더 잘하고 싶지, 못하는 것을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이는 곧,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시간에 비례해서 갉아 먹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최악은 자신감을 다 갉아먹은 사람이다. 살아있지만 시체와 다름없다.

역설적으로 20대, 30대 보다 더 도전적으로 살아야하는게 맞다. 아무리 도전적으로 마음을 먹어도 결국 크게 도전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우울함이 갑자기 찾아온다. 

결국에는 호르몬 변화로 기인한 신체적인 변화로 정신적으로 바로 연결되는 상황이 우울함이 것이다. 사람마다 우울함의 정도는 매우 상이하므로, 40대 이후 무조건 우울함이 찾아온다는 것을 특정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 우울감에 대한 발생 확률이 확실히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혹시나, 40대 이후의 사람에게 우울함 감정이 든다면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분의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이 이런저런 일로 내 삶이 꼬여서 그것으로 인해 우울함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40대 이후의 호르몬 변화로 인한 우울함은 정신적인 변화가 찾아오게 되고 인지부조화를 본능적을 해결하기 위해, 그 당시 자기의 삶에서 우울한 요소를 갖다 맞춰버리는 합리화를 자기도 모르게 하고 있다. 

걱정없는 사람은 없다. 우울함을 느끼는 건 당신의 변화이지, 그 일 때문에 우울함이 시작된 것이 아니다. 

내가 우울함이 심하다면 빨리 병원을 찾도록 하고, 정도가 낮다면 운동이나 사회적관계로 해소하려고 노력해보자. 너무 형식적인 얘기가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답을 얘기하는데 빙빙 돌려 말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40대에게 찾아오는 변화만 특별한가? 아니다. 

어느 세대에게나 변화는 존재하고 모두가 다 자기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삶이다. 

40대를 위로하고 싶어서 쓰는 글은 더더구나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위에 언급한 신체와정신의 개인영역을 떠나 정치,사회,경제적인 모든 요소에서도 40대는 변곡점을 거치는 나이는 분명하다. 어찌보면, 10대 시절 신체와 정신이 한번에 변하는 격동의 시기를 20~30년만에 맞게 되는 또 한번의 변화의 시기가 아닌가 싶다. 10대의 사춘기가 생각에 봄이 오는 시기라면, 40대는 생각의 가을이 오는 시기가 아닐런지.

 

40대 여러분! 전반전까지 고생하셨습니다. 

안타깝게 휴식시간은 없습니다.

그래도, 후반전 안뛸 수 없잖아요. 

이왕 뛰는거 잼있게 뛰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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