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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7월 어린이대공원 그리고 바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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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은 되도록이면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한다. 

 

그런데, 

첫째 아이는 중학생이 되면서, 청소년이랍시고 자기만의 세계로 점점 문을 열고 들어가고 있다.

이제 그와 함께한 십년 이상의 눈앞에서 드러내는 아빠의 역할은 얼추 끝난 것 같다.

이제부터는 그가 가는 길을 앞에서가 아닌 뒤에서 바라보면서 응원해야 할 시기가 되었음을 느낀다. 

(그동안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줘서 고맙다. 뭐든 처음이라서 더 좋았어.)

 

둘째 아이는 아직 많이 어리다. 이 녀석은 그네를 너무 좋아해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 놀이터에 자주 데리고 가서 그네를 밀어준다. 당연히, 휴일 아침에는 인근 놀이터에서 아이와 함께 노는게 요즘 나의 일상이다.

요즘 내가 사는 이유 중에 가장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둘째와 놀아주는 시간이다. 

 

오늘도 여느처럼 그렇게 아침밥을 먹고 놀이터에 가서 그네를 밀어 주고 있었다.

평소에는 한시간도 넘게 타던 그네를 20분도 채 타지 않고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 의아했다.

어쩌면, 놀이터의 그네가 아닌 놀이동산의 바이킹을 타고 싶은 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즉흥적인 행동이 괜찮은 추억과 재미를 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계획된 것 하나 없이, 아이와 함께 어린이대공원으로 갔다. 

7월의 어린이대공원은 푸르름 그 자체이다. 어릴적 살던 동네가 어린이대공원 근처라 이곳은 나에겐 유년시절부터 친숙한 공간이기에 고향은 아니지만 고향같은 그런 푸근한 곳이다. 

 

무더위가 한창인 7월이지만, 일요일 오전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적기도 했고, 오늘은 생각보다 날씨가 덥지 않아서 쾌적했다. 

 

어린이대공원에도 그네는 당연히 있다.

그네가 표준화 된 규격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미묘하게 놀이터마다 그네의 길이와 유형이 다르다.

이곳저곳 놀이터를 다녀본 결과, 최근에 본 그네 중에 이 곳 어린이대공원 그네가 지면과 의자의 높이도 좀 높고, 그네 줄 길이도 길어서 발이 동동 뜨면서 그네도 높게 올라가고 왕복 주기도 길어서 다이나믹한 요소가 더 있는 아주 괜찮은 그네였다. 

 

역시, 내 아들은 그네 장인이 맞다. 한번 재미를 느끼니 한참동안 그네에서 내려올줄 모르고 그네 삼매경이다. 

 

그네를 한참 타고, 드디어 놀이동산 하이라이트 중에 하나인 슈퍼바이킹을 타러 왔다.  

놀이공원 리뉴얼을 해서 내가 어릴 때 타던 바이킹의 장소는 아니었다. 바이킹도 새것이라 조금 낯설었지만..

워낙 어린이대공원이 내겐 익숙한 공간이라 금새 익숙해졌다.

그래도, 옛날 바이킹은 추억이 있어서 그런지 다시 타보고 싶다.  

 

과거 바이킹의 흔적을 찾아보니.. 2008년 기사에 그나마 반가운 사진으로 옛 바이킹의 흔적이나마 구경할 수 있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3/0002078475?sid=102

 

야호 신난다

【서울=뉴시스】 어린이날인 5일 오후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어린이들이 신나는 바이킹을 타며 환호를 하고 있다. /홍찬선기자 mania@newsis.com ...

n.news.naver.com

 

항상 입구에서 반겨주던 다람쥐통과 놀이동산의 꽃인 88열차, 그리고 대관람차는 영영 볼 수 없게 되어 너무 아쉽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2635687 

 

[인터넷 광장] 어린이대공원 ‘88열차’ 역사 속으로… 外

<앵커 멘트> 인터넷 공간의 이슈와 화제를 전해드리는 <인터넷 광장>입니다. 88열차와 바이킹, 대관람차 등...

news.kbs.co.kr

이제는 과거 뉴스 영상물에서나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놀이동산 곳곳에 설치된 매표소도 사라지고, 이제는 키오스크로 바뀌었다. 

여러모로 내게는 리뉴얼이 꼭 좋은 것만이 아니었다. 특히, 옛 놀이기구들이 많이 사라진게 제일 아쉽긴하다. 

그래도 회전목마는 옛날 것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다행인 듯.

롯데월드나 에버랜드에 비하면 정말 시시할 수 있는 시설일 수 있지만,

상업적인 것에 찌든 그런곳에 비하면 어린이대공원은 뭔가 좀 더 서민적이고 동화적인 요소가 있다. 

 

7월의 어느날 어린이대공원 그리고 바이킹.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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