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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야구장 가는 길 (The Road To Basebal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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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에 야구장에 왔을까. 몇 년만인 것 같다.

코로나도 그렇지만 사실 이런 저런 핑계가 많았다. 인간은 늘 자기 행동에 핑계거리를 찾기 마련이다;;

청명한 공기와 적당한 햇살 그리고 적당한 온도와 습도.
어제는 야구경기 보러 가는 길도 그리고 야구장 안에서의 느낌도 유난히 좋았었다.

늘 그렇지만 야구장에 들어서서 푸른색 잔디를 맞이할 때면 모니터만 쳐다보면서 썩어가는 눈을 좀 정화시키는 기분이 느껴진다.

이 공간에서는 내가 가지고 있던 상념을 잠시 일시정지 시켜둘 수 있다.
물론 가끔 가줘야 약효가 탁월하다. 모든 것은 반복되거나 자주 일어나면 감흥이 없어진다.

나는 아무리 좋은 곳을 발견해도 한 번가고 바로 다음주에 또 가거나 하지 않는다.
나의 삶의 방식이 배배 꼬인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좋다고 생각하는 공간은 의도적으로 가끔 간다.

좋은 것일 수록 덜 쳐다봐야하고, 아낄수록 무관심해야하며, 가까이해야 할수록 멀리 두는 법을 알아야한다.
그것은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야 오래 지속할 수 있고, 그 가치를 최대한 많이 느낄 수 있다.

아무튼, 오랜만에 맞이하는 야구장은 그 강도가 처음 야구장을 경험했을 때의 그것과는 다르지만,
나이먹고 왠만큼 느끼기 힘들만한 감흥을 선사해주었다는 사실 만큼은 분명하다.

각자 야구를 보는 방식이 다르겠지만,
가끔은 목청껏 응원가를 따라부르며 열정적인 응원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나도 그랬지만 처음에는 동작과 몸짓이 어색해서 이윽고 군중속 외톨이가 되기 쉽상이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 아닌가.
치어리더의 몸짓에 맞춰 하나둘씩 따라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더 큰 소리와 몸짓을 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수비시간에 편하게 앉아서 소리지른 목을 달래기 위해 마시는 맥주 한 모금은 정말 못 참지.

몇 년사이에 구장 시설도 많이 좋아졌고, 신경쓴 느낌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작년 KT가 우승해서 여러모로 지원을 팍팍 받고 있는 느낌이다. 광고도 좀 더 촘촘해진 것 같고... 역시 야구는 자본주의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스포츠인듯.


경기결과는 난타전으로 KT가 아쉽게 졌다.
져도 이런 경기는 홈팬, 원정팬 모두 잼있게 봤을 만한 게임이다.

여름이 지나서 선선한 바람이 찾아오는 가을 즈음.
다시 야구장을 찾게 되지 않을까 싶다.

2022년 5월29일 일요일 아침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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