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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왜 우리는 투자에 실패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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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아침은 평일 아침과 어딘가 모르게 다른 공기가 느껴진다. 

평일 출근길에 맞이하는 공기와 햇살보다 휴일의 그것은 더욱 청명하고 쾌적하다. 

 

하루 이틀 상간에 태양의 빛의 세기와 강도 그리고 공기의 질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지 않는데도,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신기하게도 내가 놓여있는 상황과 육체적 컨디션에 따라 매우 다르게 느껴진다. 

왜 그럴까? 해답은 너무 간단하다. 우리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지구의 절대 지배자라고 하는 고등한 인간이라는 개체도 결국 생물학적으로는 동물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이다.  그렇기에 감정을 느끼고, 더 복잡한 생각을 함에  있어서 같은 환경과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이 천차만별이며 주관적으로 각자의 판단 속에 가치판단을 하면서 옳고 그름을 따지며 살아간다.

 

결국, 우리는 내가 보고 느낀 경험을 토대로 내가 겪은 상황에 대해 감정을 주입하고, 그 감정이 나의 이익에 부합될 때 옳은 판단으로 확정시키는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 

 

즉, 절대적인 자연이나 물리적인 법칙, 또는 변하지 않는 사물이나 객관적인 사실이 있음을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당시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투영하여 더욱 극대화 또는 극소화 시키는 감정으로 스스로를 몰아간다. 

 

이제부터 우리가 인간의 속성을 스스로 이해할 때, 투자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야하는지에 대해 말해보겠다. 

 

며칠전 안타깝게도 루나코인 사태가 터지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큰 돈을 잃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자. 루나코인 투자실패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개발자의 허술한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의 맹점이 가장 큰 원인이었을까?

아니면, 이 헛점을 이용한 거대 자본세력이 문제일까?

또는,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와 관리를 하지 않은 각국 정부의 잘못일까?

 

당신은 누구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나의 해답은 투자자 본인이라고 생각한다.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는 상투적인 말을 하고 싶어서 쓰는 글이 아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투자하는 순간에는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투자를 망설인다. 

그리고, 투자를 실행하는 순간부터 신기한 마법이 펼쳐진다.

내가 어떤 자산을 매수한 순간부터 그것은 이런저런 너무 많은 이유로 오를 수 밖에 없는 논리가 형성된다. 

그리고, 꼭 잘되어야하고, 잘 될수밖에 없을 것이며, 잘 되어서 나를 부자로 만들어줄 것이라는 단단한 무한반복의 확증편향적 알고리즘이 형성된다. 

 

착각하지 말자. 

 

투자시장은 감정이 없고, 마치 아침에 해가 뜨면 밤에 지고, 또 내일 아침에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무한반복하는 자연의 섭리와 같은 반복되는 사이클이며, 그 어떤 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다.

내가 돈을 잃고 따는 것은 그 누구도 신경써주지 않으며 아무 의미가 없다. 인문학적인 논리도 없으며, 운명적인 논리도 끼어들 틈이 없다. 

 

우리의 투자가 항상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성공의 반대도 늘 염두해두어야 한다.

그런데, 투자의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인지부조화가 찾아오면서, 큰 시련이 찾아온다. 

 

흔히. 개미들은 손절을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것이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정말 큰 손해가 확정될 때 그 때는 손절이라는 단어가 무색할정도로 패닉에 자산을 팔아치우고, 참여자에서 낙오자로 전락해버린다.

 

역사가 흘러도 이런 패턴은 왜 계속되는 것인가? 

 

위에 언급한대로, 우리는 기본적으로 동물이고 위험을 회피하려는 성향이 있다. 하지만,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 더 큰 손해를 피할 수 있다는 학습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일단 그저 상황을 넋놓고 지켜보기 마련이다. 그리고, 손실이 너무 커져버려서 마치 내가 죽을 것 같은 위기감이 느낄정도로 절박한 상황에 처할 때, 그 때 인간의 DNA 속에 숨겨진 생존본능이 발현되면서, 그 상황에서 일단 도망치고 보자는 식으로 황급히 손실의 규모와 무관하게 탈출한다. 

어쩌면 수렵 채집을 하던 아주 오래전 원시 인류가 생존을 하기 위해서 왠만한 악조건에서는 버티다가 진짜 죽을 것 같을 때 도망치는 행동패턴이 지금까지 우리 뇌구조에 남아있는게 아닌가 싶다. 이것은 아주 오랫동안 굳어져서 DNA를 바꾸지 않으면 절대 바뀌지 않을 정도의 단단한 행동 패턴이 아닌가 생각한다. 즉, 생존본능에 대한 동물적 행동은 진화의 영역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너무 비관적인 말만 늘어놓았지만, 반대로 인류가 고등한 동물이기에 우리는 그것을 충분히 바꾸고 통제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글을 쓰는 궁극적인 이유도 내 스스로가 그러지 말자고 다짐하기 위한 한편의 도구일 수 있겠다. 

나는 적어도 학습화되고 패턴화된 사고로 이런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 것임은 분명하다.

 

당신도 그러길 바란다.  

 

다시, 루나코인 얘기로 돌아가서, 시총 상위권의 너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던 그 코인을 투자한 사람들은 자산가격이 올라갈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나는 성공한 투자자이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며, 루나는 더 가격이 올라갈 것이고, 나의 다음투자는 또 성공할 것이다. 

그런데, 반대의 상황을 다시 글로 적어보자. 

나는 실패한 투자자이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며, 루나는 더 가격이 내려갈 것이고, 나의 다음투자는 또 실패할 것이다. 

 

두 글은 그냥 상반된 50% / 50% 가능성을 가진 아무런 영혼없는 글인데.

당신이 루나코인을 가지고 있을 때와 가지고 있지 않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가. 

아마, 가지고 있다면 첫번째 문장이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굳이 두번째 문장의 마음까지 들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의 사고가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우리는 홀짝과도 같은 50:50 확률 게임을 100:0으로 바라보며 살아가는 투자에 실패할 수 밖에 없게 고안된 동물일뿐이다. 

 

그런 사실을 안다면, 의도적으로 나의 생각과 행동을 철저하게 냉소적이고 비판적으로 유도하여, 투자에서만큼은 이런 우를 범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한다. 

 

힘들다. 

 

하지만, 바뀌지 않으면 절대 변화하지 않는다. 

 

본성을 거스르는 것 만큼 괴로운일이 어디 있을까 싶지만, 투자의 세계에서만큼은 우리의 본성을 거스르는 노력을 하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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