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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테니스 1년 치고 느낀 것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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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윌리어네어 입니다.
 
오늘은 테니스 1년 치고 느낀 것들에 대한 주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년이라는 시간은 인간에게 상징성 있는 시간인 것 같은데요.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면서 만들어지는 자연의 섭리가 계절이라는 것으로 나타나게 되잖아요. 
아무래도 우리는 그런 자연의 변화에 아주 민감하게 잘 길들여진 동물인지라,
1년이라는 주기로 반복되는 무엇인가에 큰 의미를 두고 되새겨 보는 습성을 지닌 것 같습니다. 
 
제가 작년 5월18일에 처음 라켓을 잡아봤으니, 테니스 친지 딱 1년 정도 된 시점이네요.
 
저처럼 이것저것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금방 실증내는 타입이
어떤걸 1년 넘게 하고 있다는 것은 나름대로 그럴만한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테린이 돌기념 자축영상 겸 솔직한 테니스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끝까지 꼭 들어주세요~


1. 마흔이 넘어 왜 갑자기 테니스를 시작했나?
 
 : 저는 사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절대 하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한 운동이 2개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골프고, 다른 하나는 테니스 인데요. 좀 의아하시죠?
사회생활에서 골프나 테니스는 스포츠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잖아요. 
인간관계에서 접대나 친목에 빼 놓을 수 없는 운동이니까요. 
그래서 제가 일부러 2가지 운동은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좀 청개구리 기질이 있어서, 남들이 다 하거나 해야한다고 하는 건
웬지 하기가 싫더라고요. 그래서 절대 2가지 운동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런 제가 왜 테니스를 시작하게 됐느냐?
살다보니까 편견을 갖는 것 만큼 바보같은 게 없는 것 같더라고요. 
마흔줄이 넘어가면서 골프나 테니스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편견은 이미 사라진 상태이긴 했습니다. 
그렇다고, 테니스를 배울 생각도 없었고 당연히 이 운동은 내 삶과 상관없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었죠. 

 그런데 어느날 회사 동료의 권유로 점심시간에 테니스코트에 가게 되었는데요. 
워낙 제가 경험 해보는 것은 좋아해서, '한 번 해보고 재미없으면 말자'라는 생각으로 갔습니다. 
막상 해보니, 처음이라 새롭고 신선한 재미는 있는데.. 생각만큼 잘 안되고 너무 어렵더라고요. 
게다가 의욕만 앞서서 하필이면 처음 테니스 치는 날
공치다 자빠져서 두 무릎팍이 다 까지고 피까지 보게 되었네요. 젠장이죠.  
첫날의 기억치곤 참 안 좋습니다. 어쨌든 다쳤으니까요. 
 
만약, 그 때 다치지 않았으면 그날 이후로 테니스를 오히려 안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좀 억울하면 쓸데없이 오기가 생기 잖아요. 
그래서, 한 번 하고 끝내는 건 좀 억울해서 몇 번 더 해보자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근데 이 테니스라는 운동이 저같이 운동신경이 그닥 없는 인간에겐
참 어려운 운동은 맞는 것 같습니다. 정말 자세 하나하나 쉬운게 없더라고요. 
테니스 시작하고 한 달 정도는 쉽사리 재미라는 포인트를 느껴보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생각보다 잘 안되는 실패의 경험이 훨씬 잦았으니까요. 
제가 보통 이 쯤 되면 '그래 이건 나랑 맞지 않아' 하면서 포기하는게  정상인데..
 
뭔가 이상하게 오기와 끌림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더, 한 번더 이렇게 그 횟수가 늘어갔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환경적인 요인도 아주 크게 작용한 것 같기도 합니다. 
 
혼자하는 운동이 아니면 보통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공간과 시간과 사람 3가지 요소가 필요하잖아요. 
일단, 공간은 회사에 너무 감사하게도 그럴싸한 테니스 코트가 있고요. 
시간은 점심시간을 이용하면 되니깐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꾸준히 낼 수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가 사람인 것 같은데,
우리팀에 테니스에 열정적인 사람들이 이미 재미있게 테니스를 즐기고 있었고,
특히나 그 중에서 아주 테니스에 열정적이고 코칭을 잘해주는 동생이 있었습니다. 
이런 완벽한 환경적인 조건도 어쩜 제가 테니스를 계속 하게되는 동기부여가 된 것 같습니다.  
 
일단, 제가 테니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드렸고요. 
 
2. 테니스가 뭐 길래?
 
이제 테니스라는 운동에 대해 얘기를 잠깐 드려보겠습니다. 
근데, 제가 좀 억울한 것 중에 하나가 테니스가 젊은층에서 인기를 끈다는 기사가 
하필이면 제가 테니스를 시작하자마자 여기저기 뉴스기사에서 터지더라고요. 
시대에 편승했다는 둥, 유행 쫓아간다는 둥.. 절대 그래서 시작한 건 아닙니다. 
설령 그래서 시작했다고 한들 꾸준히 하고 있으면 그걸로 된거니까.
근데, 좀 억울할 때가 있긴 합니다.ㅎㅎ

암튼, 테니스라는 운동이 요즘 젊은 세대에 유행을 끌고 있지만, 
결코 꾸준히 할 수 있는 만만한 운동은 절대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구나 삼시새끼 밥을 먹지만 미식가가 되기 쉽지 않잖아요. 
하물며, 살면서 라켓을 잡을 기회도 거의 없는 사람들이 테니스를 잘 치기란 여간 쉽지 않겠죠?
 
역설적으로 어렵고 진입장벽이 높을 수록 매니악한 매력요소는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어려움이라는 것 자체가 인간의 본성에 깊게 잠재된 도전정신의 욕구를 계속 자극하잖아요. 
테니스도 마찬가지 인 것 같습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이 운동을 유행처럼 하지만 계속 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남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많은 수가 참여를 하다보면 그 중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분명히 생기니까 
테니스 인구는 잠깐의 오버슈팅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봐도 폭발적으로 늘어가는 추세는 맞을 것 같습니다 .
 
테니스라는 운동이요.
인간의 본능대로 치면 절대 안된다는 운동이라는 점을 아십니까?
사람도 동물이기에 보통 운동을 하게 되면 몸의 근육을 사용하게 되다보니까
이성적인 통제 보다 근육이 기억하는 몸짓과 본능에 기인한 동작이 발현되잖아요. 
이렇게 테니스를 치면 망합니다.
제가 늘 욕먹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죠. 
그래서, 초반에 좋은 자세와 폼으로 몸이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게 이 운동의 핵심 같기도 합니다.
어떤 운동이든 한 번 고정된 폼은 여간해서 고치기 쉽지 않은 것 처럼요. 
제가 야구는 좀 오래했었으니.. 잘아는 것 중에 하나가
제 스스로도 투구폼이 맘에 안들어서 고치고 싶지만, 
몸이 기억해버린 폼을 실전에서 자연스러운 내 폼으로 만드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어렵고..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테니스 역시, 라켓의 스윙이나 잘못된 습관이 한 번 몸에 익으면 참 골치아픈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좋은 코치와 좋은 레슨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가 선수할 건 아니니까 적당한 선에서 과한 열정으로 
나머지를 포기하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요. 
그래도 초반에는 제대로 배우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암튼, 인간은 공이오면 달려들기 마련인데,
그러다 보면 테니스란 운동에서 절대 좋은 공을 칠 수가 없고, 
자세도 다 흐트러 지더라고요. 
공을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순간순간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계산된 행동을 해야하는 플레이가 많아서 
테린이들은 어쩌면 몸이 힘든게 아니라 머리가 피곤할 수도 있는 운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숙달된 자세로 본능에 기인해서 플레이는 하되,
차가운 머리로 육체를 지배해야하는 운동이 바로 테니스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가 참 침착하게 플레이를 이성적으로 잘하는 것 같아요. 
 
테린이 1년 시점에서 솔직하게 바라본 테니스라는 운동이 갖는 이미지와 생각들에 대해 얘기해봤습니다. 
 
3. 테니스가 꼴보기 싫은 점
 
다음으로는 테린이가 바라본 테니스라는 운동의 단점에 대한 얘기입니다. 
일단, 테니스라는 운동 자체가 좀 폐쇄성이 있습니다. 
귀족 스포츠니 뭐니..이딴 것들은 사실 전 별로 관심없고요. 
 
그냥 스포츠 자체로 온전히 접근해 볼 때, 
별로 인간 친화적이지는 않은 유형의 종목 같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끼리끼리 그들만의 리그 같은 고인물 느낌이죠. 


일단 네트를 두고 상대를 마주하며 실력을 겨뤄야하는 종목이다 보니, 
상대와 얼추 비슷한 실력에 있을 때가 가장 재미요소가 올라갑니다. 
하지만, 실력 격차가 크면 상대조차 안해준다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었는데요. 
모든 운동이 비슷하겠지만.. 유독 테니스가 좀 더 그런 성향이 강한 것 같고요.
왜 그럴까에 대한 생각을 좀 해봤습니다. 
 
테니스의 특수성이 뭘까 생각해보니, 
일단 다른 네트 종목인 탁구나 배드민턴 보다 활동반경이 넓다보니까
불규칙적인 타구에 공을 줍는 시간이나 체력 낭비를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너무 초보 테린이들과 맞춰 주면서 테니스라는 운동을 즐기기에
이미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 사람들은 안그래도 힘든 운동에서
쓸데없이 낭비하는 시간과 체력이 아까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게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그리고, 보통 우리나라는 테니스 코트의 희소성이 있다보니 
여유로운 플레이가 쉽지 않고, 실수로 옆 코트에 공이 자꾸 넘어가면 민페는 사실인데,
초보자들이 괜히 좀 더 위축되는 상황으로 자연스럽게 연출되는 느낌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근데,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얼굴에 철판깔고 죄송하다고 하면 되니깐
테린이 여러분들! 이런거에 너무 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하면 모든게 다 용서 됩니다.
테니스 잘 친다고 텃세부리는 분들~  테린이들 좀 이쁘게 봐주세요 ㅎㅎ 
 
아무래도 테니스가 친목성이 강한 운동이다보니 좀 더 고인물이 되는 것 같은데요. 
실력이 비슷하다고 쳐도 상대방이 나랑 좀 안맞다고 생각하면 보이지 않게 사람을 내치는 경향이 있는 종목 같습니다. 
물론 이런 건 케바케니까 일반화시킬 수 없지만, 
보통 그런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면, 테니스는 참 힘들고, 어렵고, 머리아프고, 고인물이고, 실력도 맞아야하고, 사람끼리 마음도 맞아야하고
참 골치아픈 운동입니다. 
 
그런데, 왜 전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많고,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즐기는 운동인가 
의아하시지 않나요?
 
제가 내린 결론은 항상 자기 자신과의 싸움으로 
나를 궁지에 몰았다가 방방 띄웠다가 하면서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경험을 맛보게 해주는게 매력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결국 자기 자신이 꾸준히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희열과 보람이 그 어떤 스포츠보다 자극적으로 매순간순간 스윙할 때마다 찾아오기 때문에
테니스의 매력에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산에 관한 명언 중에 이런게 있습니다. 
뉴질랜드의 등산가이자 탐험가로 1953년 5월 29일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산을 최초로 오른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 경이 한 말인데요. 
'산을 정복하기 위함이 아닌, 우리 자신을 정복하기 위해 오르는 것이다'

모든 운동이 그렇겠지만, 테니스 역시 산을 오르는 것과 같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습니다.

만만하지 않은 많은 요인들이 어쩌면 더욱 이 테니스라는 운동을 하게 되면서 자신과의 싸움에 계속 내몰게 되는
자극제와 동기부여로 작용하는 것 같네요.
 
4. 테니스 하면서 바꾸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들
 
끝으로, 테니스를 치면서 전반적으로 이런 점은 좀 개선되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것들을 얘기해볼까 합니다 .
일단, 코트가 아주 부족한 것 같습니다. 
저야 회사 안의 코트를 자유롭게 쓰니까 아쉬움을 못느끼지만, 
언론에서 계속 나오는게 코트 예약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지금 같은 폭발적인 테니스 인기에 미쳐 테니스 장 공급이 따라주질 못하는 것 같아요. 
근데 웃긴건 어릴 때부터 보면 모든 학교에는 테니스장이 있고, 
항상 선생님들만 좌물쇠 잠궈놓고 자기들끼리 테니스 치곤 했잖아요. 
지금도 그럴까요? 참 웃기는 일이죠. 
아마, 군대, 학교, 공공기관 같은 위계질서가 명확한 집단에서 기득권의 전유물 처럼
테니스 코트를 사유와 해서 사용하는 것들이 참 많은 것 같은데요. 
전국의 학교나 공공기관에 있는 테니스장만 예약제로 개방해도 한결 숨통이 트일 것 같습니다. 
정치인들, 지자체장들 뻘짓 좀 고만하고 이런 것 좀 바꿔주세요.  

그리고, 제가 테니스 치면서 좀 불편하다고 느꼈던 게..
기본적으로 테니스 공이 연두색으로 똑같잖아요. 
물론, 상표나 숫자로 공을 구분한다고 쳐도, 
옆코트의 공이 종종 섞여서 구분하는데 신경쓸일도 종종 발생합니다. 
왜 색색깔의 테니스공을 안만드는지 도무지 잘 이해가 안갑니다. 
제가 공 제작 업체라면, 기본 형광색으로 연두색, 핑크색, 주황색 3종류의 공을 만들어 팔텐데 말이죠. 


공식 대회 규칙에 공 색깔 규정이 있다면, 그 때는 연두색 공을 쓰고, 
일반인들 테니스는 다채로운 색의 공을 쓰면 구분도 쉽고 색도 이쁘고 
재미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물론, 인터넷에서 다른색의 공을 팔고 있는 것은 아는데요. 
대중화 되지 않다보니 가격이 너무 비싸요. 
그래서 아마 사람들이 더 찾지 않게되고, 그럼 가격은 계속 비싸게 남아있겠죠. 
시간이 지나면 공색도 다양해질지 모르겠지만..
2023년도에 테니스 공은 무조건 연두색이라는 거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뭐 개인적인 잡설일 수도 있는데..
고인물은 보지 못한 생각들을
오히려 beginner는 무지상태이기 때문에 없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살면서 가장 무서운게 편견이라, 
제 스스로도 어떤 것이 당연시 되면 더 이상 바꾸려고 하지 않기에 
최대한 그 시점을 늦추기 위해 노력하는 편인데요. 
테니스라는 운동을 하면서 즐거움은 즐거움대로 느끼지만,
이런 저런 눈엣가시 같은 것들, 개선되면 좋겠다는 생각들을 참 많이 하게 됩니다.
언젠가는 실력이 성장한 만큼 타성에 젖어 버릴 날도 올 수 있겠지만, 
말랑말랑한 생각이 날 때 이렇게 영상으로 남겨놓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은 테니스 1년한 테린이가 바라본 테니스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들을 해봤습니다. 
좋은 얘기보다 안 좋은 얘기를 좀 더 한 것 같아서,
테니스 시작하지 않은 분들께 편견이 될까봐 조심스럽지만, 
제 채널은 아주 음지에서 저 혼자 얘기 떠드는 채널이라, 솔직발언 좀 해봤습니다. 
근데, 이거 진짜 괜찮은 운동이에요. 
정말 재미있으니까 꼭 도전해보시고,
그지같은 생각이 들 때 너무 좌절 마시고 꾸준히 해보세요~~
인생 별 거 없잖아요.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 재미있게 테니스 치면 여러분도 페더러 입니다. 
 
1년 이란 시간동안 좋은 추억 많이 쌓게 해준 테니스 치는 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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