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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숨겨진 시계 고수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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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윌리어네어 입니다. 

 

오늘은 숨겨진 시계 고수에 대한 얘기를 조금 해보려고 하는데요. 

얘기에 앞서,

지난번 다빈치워치 시계장인 최대영 사장님 영상 얘기를 우선 조금 하겠습니다. 

영상에 대한 댓글 반응을 보니 제 생각보다 훨씬 유명한 곳이었네요? ㅎㅎ

 

우선, 영상 관심 가져주시고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몇 년전 오버홀 맡기게 되면서 이곳을 처음 알게 되어서 

별 생각없이 시계수리 하러 자연스레 다시 찾았었는데요. 

 

오버홀 때 그랬던 것 처럼,

시계 맡기고 나중에 다시 찾으러 올 생각이었는데,

제가 수원 쪽에서 왔다고 말씀드리니까,

조금 멀리서 왔다고 생각하셨는지..

잠깐 여기에서 기다려보시라고 바로 해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했죠~

 

그리고 나서, 수리 하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정말 주옥같더라고요.

저도 중간중간 이런저런 질문도 드렸는데..

티키타카가 잘 맞았는지.. 

너무 재미있는 시계 이야기를 계속 들려주시더라고요. 

영상에는 담지 못한 촬영 전 10분 정도 가량도

아주 재미있는 시계 얘기를 나누었던 것 같습니다.  

 

대화 도중에, 숨길 수 없는 유튜버 본능 때문에,

이런 분의 영상은 꼭 담아놔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는데요. 

바로, 사장님께 정중하게 영상 촬영을 부탁드렸는데..

선뜻 허락은 바로 해주시지 않으시더라고요. 

 

몇 번을 되 물어 요청드리니..

'나 이런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뭐.. 그러세요'  이렇게 말씀하셔서,

바로 그때부터 영상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제 시계를 고쳐주신 것도 물론 감사했지만, 

한 분야에서 멋지게 인생을 살아오신 분의 영상을 담을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참 행운이었고, 감사한 일이었죠. 

 

오늘 주제가 숨겨진 시계 고수이지만,

제가 살면서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분야에서 소신있게 실력을 연마해오며 진정성 있게 살아오신 분들인데요. 

 

범접하기 힘든 무림고수를 막상 상대할 때 느끼는

인간적인 매력과 경외감 같은게 분명히 있거든요. 

본능적으로 빨려들게 하는 그런 느낌이요. 

 

그날 따라 이런 느낌이 너무 강했었던 것 같아요. 

영상을 제작하고 올리고, 저도 꽤나 보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지난 영상 댓글들을 쭉 읽어보다가, 

갑자기 잊혀졌던 기억 속의 인물이 제 머리 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20년이 조금 더 되었네요. 

2002년에 제가 녹색옷을 입고 특수요원 활동을 하던 시절에

제 선임 중에 시계를 유난히 좋아해서

시계 얘기를 많이 들려주던 형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서 그 형이 들려준 모든 이야기를

기억해 낼 수는 없지만, 

몇 가지 기억나는 것이

- 아버지가 시계 장인이시라는 것. 

- 세라믹으로 시계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

- 시계유리는 사파이어 글래스로 해야 기스가 잘 안나서 좋다는 것. 

이 정도 기억은 생생하네요.  

 

실제로 그 형이 차고 오는 시계를

구경시켜 준 적이 종종 있었는데

직접 만든 수제품이었고,

시계 브랜드 이름이 '모레? 모래?' 였던 것 같아요.

시제품인지 양산품인지 잘 모르겠지만..

 

20대 초반에 문외한의 시각에서도 

완성도가 좋아 보여서

브랜드는 둘째치고 좋은 시계 같다는 느낌이었다랄까요. 

평소 시계에서 잘 보지 못했던 소재의 묵직함과

깔끔했던 디자인이 꽤나 인상적이었던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공익 하면서 여러 쓰레기 같은 선후배들도 많이 봤었지만, 

이 형은 인간적으로 꽤나 자상했던 형이어서

좋은 향기로 머리 속에  남아있는데요. 

인상 깊었던 게 섬세한 감성으로 시계를 좋아했었지만, 

마초적인 남성스러운 느낌도 강했었던 것 같네요. 

운동을 아주 열심히 해서 몸도 좋았고, 무술도 즐겨했던 것 같았어요.

아무튼, 하고 있는 어떤 것에 대한

집착과 집념이 강했던 사람으로 각인 되어있습니다.

 

갑자기 그 형 생각에 너무 궁금해서  무심코 네이버에서

그 형 이름에 시계라는 단어를 조합해서 검색을 해봤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반가운 사진과 글들이 보이더라고요.  

'탁마'라는 블로그명으로 활동도 했었고, 

10년 전쯤에 실제로 ZIG라는 브랜드를 론칭해서

1인 시계 제작 기업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조금은 시간 지난 글들이었지만, 

뭔가 꿈을 이루어가고 있는 그 형의 소식을 접하게 되니, 정말 반갑더라고요.

역시, 제가 사람 보는 눈은 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ㅎㅎ 

 

여기서 잠깐!

언론사 인터뷰도 나온 자료들이 몇 개 있는데요. 

그 중에서 2010년 '시사투데이'에 실린 기사 일부분을 추려서 잠깐 읽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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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계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며 나타난 순수 국내 브랜드가 있다.

1인 기업 대표 황진영씨가 공개한 시계 브랜드 ZIG가 그 주인공이다.

황진영씨 단독으로 기획부터 디자인, 제작, 제품 출시에 이르기까지

2년에 걸쳐 이뤄낸 성과인  ZIG는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시계 회사들이 유행에 맞춰

빨리 만들고 빨리 파는 것을 반복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에 도전하지 않는 상황에서

황진영씨의 도전은 국내 시계 시장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생각된다.

시계에 올인한 남자 황진영씨 도전기를 들어봤다.

황진영씨가 ZIG라는 시계 브랜드를

기획하게 된 동기는 자존심 때문이었다.

대학 졸업 후 시계 제작 업체에 근무하던 그는

2004년 세계최대규모의 시계보석박람회인

스위스 ‘바젤월드’에 전시자 자격으로 참여하게 됐다.

그에게 충격을 준 것은 다름 아닌

실제 제품 자체가 보여주는 품질의 차이였다.

스위스 시계가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현장에서 직접 보니 놀랍고 위축되고 화도 나고 자존심이 상했다.

그러다 언젠가는 한국에서 제일 좋은,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시계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우리나라는 시계 만드는 기술력을 갖춘 나라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만든 시계가 스위스로 수출된다.

그럼에도 그들과 경쟁할 수 있는 시계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은

시장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시계하면 스위스의 명품 브랜드를 먼저 떠올린다.

그런 상황에서 아무리 품질이 좋고 잘 만든 시계를 내놓는다 해도

그들과 경쟁한다는 것은 무모한 도전일 수밖에 없다.

황진영씨는 어떻게 해야 이런 시장 상황을 바꿀 수 있을까 또 고민했다.

좋은 시계를 만들려면 가격대가 올라가고

가격대를 높이면 같은 가격대의 스위스 제품을 찾을 텐데.

여러 가지로 고민하다 그는

직접 만들어 팔면 되지 않을까하는 결론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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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을 들어보시니 어떠신가요? 

스위스 명품시계와 경쟁해보겠다.

그런데 비싸면 경쟁력이 없으니, 

좋은 시계를 만들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다한다! 

멋지지 않나요?

상당히 외롭고 고독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이었을텐데 말이죠. 

 

아쉽게도 최근 소식은 접할 수가 없어서..

황진영님 근황이 어떤지 모르겠네요. 

혹시, 아시는 분 댓글 달아주시면 좋겠네요.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시계 관련 고수분들이

손재주 좋은 대한민국에 참 많이 계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다 못해 시계 커뮤니티만 봐도

시계 관련한 지식의 깊이가 대단하신 분들이 많으신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어떤 분들은 시계 사랑이 너무 대단한 나머지,

시계에 대한 공부와 지식이 있어야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착각하고 계신 것 같기도 합니다. 

지난 영상 댓글보니 생각이 좀 다르신 분이 계시더라고요.  

패션이나 재화의 수단으로서의 시계 사랑은 좀 다른 영역 같습니다. 

경제력만 받쳐준다면 그건 개인의 선택의 문제이지,

시계를 차고 말고 하는 자격까지 운운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아무튼, 

모든 분야에 숨겨진 장인이나 고수분들이 많이 계시겠지만, 

인간 고유의 아날로그 적인 감성과 재주로 접근하는 영역은

특히 더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오직 인간만이 다룰 수 있는 것이 잖아요. 

 

이 영상을 보시는 혹시 무명의 고수분들이 계시다면,

시계라는 영역을 떠나 지금까지 걸어오신 길에 박수쳐드리고 싶고,

세상에 좀 더 모습을 드러내 주시길 바래봅니다.  

 

누군가의 인정과 평가가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남몰래 쌓아둔 많은 재능이 세상이 펼쳐지지 못하고 사장되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세상에 숨겨진 모든 고수분들께 이 영상을 바칩니다. 

저 같은 사람들이 뒤에서 항상 묵묵히 응원한다는 걸

꼭 좀 알아주시면 좋겠네요. 

무명의 고수분들~ 오늘도 화이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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