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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새벽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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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윌리어네어 입니다. 

 

40대가 넘어가고 전립선이 맛탱이가 가고 있음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잘 자다가도 새벽에 가끔 깨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데요. 

지금도 마찬가지로 거지같은 저의 전립선이

새벽 4시를 저의 기상시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어차피 회사 셔틀버스를 타려면 아직 한 시간은 조금 더 남았고, 

이왕 망한 나의 전립선을 원망하며 한 시간을 이불에서 꼼지락 거리느니,

글이나 좀 쓰고 영상이나 찍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카메라와 마이크 앞에 섰습니다. 

 

지금 시각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을 깔아보고 싶은데요. 

한 곡밖에 생각이 안나더라고요. 

얼마전에 운명을 달리한 류이치 사카모토의 aqua 라는 음악입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오래전부터 제가 좋아하는 음악가였고, 

특히, 마지막황제 OST 작품은 제가 정말 좋아해서

LP로도 소장하면서 가끔 듣곤 합니다. 

어쨌든, aqua라는 곡은 지금 이 새벽과 아주 잘 어울리는 곡같고요. 

복잡할 때 항상 제 마음을 정돈해주는 곡인데요. 

한 번 같이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영상은 aqua를 bgm으로 깔아보겠습니다.

 

본론으로 들어와서,

오늘은 새벽 4시에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주제로 얘기해볼까해요. 

 

 

보통 인간이 새벽 4시라는 시간에 바로 접근할 수는 없죠. 

우선, 밤을 뜬눈으로 꼴딱 지새면서 맞이하던가, 

너무 이른 잠에 들었다가 일찍 깨던가. 

저처럼 나이 먹고 맛탱이 간 전립선이 알람시계로 작동하던가.

뭐 제가 새벽4시에 깨는 경험은 셋 중에 하나 입니다. 

 

그런데, 뜬눈으로 지낸 새벽 4시는 피곤함이 슬슬 밀려오는 시간이라

개인적으로 제 정신은 아닌 새벽4시라 패스하고요. 

 

나머지 새벽4시들은 제게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 되어주고는 합니다. 

 

우리가 보통 해가 지고 밤이 시작되면 동 틀때까지 낮과 다른 감정에 휩싸입니다. 

신기하게도 잠이 들기 전과 후도 감정이 달라지고 시간대에 따른 감정도 조금 다르죠. 

보통은 밤이 되면 좀 더 이성은 집에 가고, 감성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시간이 잖아요. 

그래서, 좀 더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지나간 일들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영화나 음악에 더 깊이 빠져들기도 하죠. 

 

그런데, 새벽 4시는 어떤 시간일까요? 밤이긴 한데.. 애매하죠?

 

새벽4시가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불리울 수 시간대보다는 살짝 이르지만,

제 삶에서는 시간적인 경계의 애매함과 모호함을 가져다 주는 시간대인 것 같습니다.

 

잠깐 '개와 늑대의 시간'에 대해 말씀드려보자면, 

동트기 전 시간대의 하늘이 완전히 어둡지도 그렇다고 밝지도 않고

푸르스름한 빛을 띠어 매우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시간인데요. 

밤의 짙은 푸른색과 낮의 짙은 붉은 색이 만나 저너머로 다가오는 실루엣이

나를 반기는 개인지 나를 공격하려는 늑대인지 분간하기 어렵다고 해서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합니다.

 

어렸을 때 저에겐 새벽 4시가 늑대의 시간이었다면,

지금의 새벽4시는 나를 반기는 개가 나타는 시간으로 

반갑게 맞이 하면서 살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잠에서 깨는 순간은 거지같은 전립선을 욕하며 투덜거립니다.

소팔메토 먹으면 진짜 효과 있나요? ㅎㅎ

 

어쨌든, 새벽4시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아주 사적인 시간이고,

그리고, 하루 중에 의도치 않은 이런 시간이 나에게 주어졌음에

갑자기 저를 아주 기분 좋게 만드는 시간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여러분들이 혹시 새벽에 저같은 상황이 주어졌을 때

해 볼 만한 몇 가지 제안을 드려볼까 합니다. 

 

사실, 제가 드리는 제안이기도 하면서 제 스스로한테 하는 제안이기도 합니다. 

살짝 삼천포로 빠져서, 제가 유튜브에서 떠드는 얘기들은

제가 잘나서 여러분들한테 드리는 말씀은 절대 아니고요.

상당수의 말들이 제가 저 스스로한테 하는 말입니다. 

제 유튜브의 최다 시청자가 바로 저이기 때문에

제가 꼭 지키고 싶거나 하고 싶은거를 영상으로 박제해 놓으면

남한테 충고를 듣는 것 보다 제가 저한테 하는 충고라

기분도 안 나쁘고 아주 효과적이거든요. 

 

다시 이제 진짜 본론으로 들어가서

새벽에 할 만한 것들 몇 가지 간단히 말씀드려볼께요. 

 

첫 번째, 새벽산책

솔직히, 겨울에는 추천하고 싶지 않고,

이제 여름이 다가오는 요즘 같은 시기는 할 만 할 것 같아요. 

조용하고 한가한 분위기에서 산책을 즐기는 건

굉징히 큰 힐링이 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아무리 더운 여름이어도 새벽녘은 시원한 바람이 부니깐 기분도 좋고, 

집근처 야산 같은데서 일출도 볼 수 있으면 더 없이 좋은 하루의 시작일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새벽독서

사실 책 읽기는 새벽이 아주 좋은 것 같긴 합니다.

책 읽기 좋은 잔잔한 음악과 따뜻한 차 한잔을 곁에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밤늦게 책을 읽다가 잠에 들었다면 이어서 읽기에도 책의 흐름을 이어줄 수 있어서 좋고, 

안 읽고 미뤄둔 책을 집어서 펼쳐 보기에 꽤나 평온하고 집중하기 좋은 시간인 것 같아요. 

 

세 번째, 요가나 명상

개인적으로 이 요가와 명상은 일부러라도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꼭 루틴화 시키고 싶은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인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육체적인 건강을 위해 운동에 집중하는 만큼,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 쏟는 시간이 턱 없이 부족한 것 같아요.

저 나름대로 평소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 나름의 방법으로 노력한다고 하지만,

그 시간대와 방법이 불규칙적이라 마음에 들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일정 시간에 간단한 요가 자세를 하면서 스트레칭도 하고,

명상을 통해 비워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네 번째, 새벽에 문연 까페에서 책과 커피 즐기기

이건 제가 소망하는 거라 현실적이지는 않은데요.

집 근처에 새벽에 하는 아주 작은 카페가 있다면

이른 출근 준비를 하고 까페에 가서

모닝커피 한 잔하면서 책 읽고 싶은 생각이 가득합니다. 

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해요.

어쩌면 제가 은퇴하면 저를 위해서, 그리고 저같은 사람을 위해서,

새벽에는 작은 카페를 운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이 시간을 누릴 방법을 생각해보니,

요새 많이 생기는 24시간 무인카페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긴합니다. 

보통 무인카페가 아늑한 카페 분위기는 아니라, 제가 원하는 그림은 아니지만

시간이 주는 특별함과 조용함은 누릴 수 있으니 한 번쯤 해 봐야겠습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 새벽 드라이브

조용한 도로에서 차를 타고 새벽을 즐기는 것 만큼

이 시간을 제대로 느끼는 방법도 드문 것 같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것들은 정적이고 내적인 시간의 활용법이라면, 

새벽 드라이브는 정적인 세상을 나홀로 동적인 느낌으로 맞이하는 시간인 것 같아요. 

도시의 야경이나 경치를 감상하며, 

평소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한적한 분위기를 느끼는 시간도

가끔은 해 볼 법한 아주 특별한 새벽을 즐기는 방법 같습니다. 

차량의 가격을 떠나서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차를 한 대 꼭 사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은데요. 

새벽 드라이브와 만난다면 특별한 자유를 느끼는 순간일 것 같아서

상상만 해도 행복하네요. 

 

제 영상에 가끔 철학적인 내용도 언급하고, 

특히 정반합 내용은 가끔 언급하는데요. 

 

신체적으로 한쪽 기능이 저하되면서 생기는

이 상황이 바로 정반합으로 해석이 될 것 같네요. 

 

정과 반이 만나서 새로운 가치가 생성되는 상황으로

이 시간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이가 들어서 신체 기능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부정적인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제가 계속 투덜거리며 얘기했던 전립선이 어쩌고 저쩌고 했던 것들이

실제로 저는 진짜 싫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자연의 섭리라고 생각해서,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병의 씨앗이 아니라면

노화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은게 제가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어릴 때 별 생각없이 숙면을 했다면

그 나이 때 얻는 가치가 숙면인 것이고, 

지금 내 몸이 나를 일찍 깨운다면, 

그건 지금 내가 다른 가치를 누리기 위한 시간을

내 몸이 자연스럽게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살자는 차원에서 새벽 시간을 잘 쓰자는 건 아니고, 

이불킥이나 하면서 내 전립선을 원망할 시간에 

평소 누리지 못한 특별한 시간을 누려보자는

40대의 새로운 다짐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암튼, 새벽4시. 특별한 시간이네요. 

이제 회사 출근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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